2014년 6월 25일 수요일

조정래, <정글만리>, 해냄, 2013.




이 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또 '장편'을 써낸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며 이 소설을 구입하고 읽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짧은 소감.

첫째, 중국에 대해 좀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졌다는 것.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 중국은 좋은 것부터 나쁜 것까지 대부분의 분야에서 1등을 하는 "황당무계하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나라"(3, 399)이면서도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라는 것이다. 이는 확실히 중국과 관련하여 이전에 읽었던 책, 다시 말해 삼국지, 수호지 등의 고전이나 위화가 쓴 몇편의 소설, 세계사 교과서와는 다른 현재적이고 역동적인 중국인의 삶에 대한 것이다. 대학원에서 꽤 많은 중국 유학생들과 어울리면서도 그들을 잘 알지 못했다는 놀라움과 함께 중국인에 대한 단정적 판단들이 또 다른 편견은 아닌가라는 의혹도 들었다.

둘째, 그럼에도 이 소설이 중국에 대한 어떤 편견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 돈에 대한 중국인의 강렬한 욕망, 자유롭다 못해 문란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중국 여성의 성의식 등에 대한 기술을 읽다보면 과한 것, 그래서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중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이 조심스럽지만.

셋째, 이 소설이 조정래 선생님의 기존 소설을 뛰어넘지는 못하다는 것. 세태소설, 또는 풍속소설 이상으로 읽히지는 않았다. 조정래 선생님의 소설을 읽다보면 대중소설적의 문법에 능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문법이 민족의 이야기를 추동할 때면 독자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지만 적어도 이 소설에서는 가벼운 흥미를 일으키는 정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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